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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느낌/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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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 2. 16:11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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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회계팀에서 근무하는 나모씨. 그는 월급날만 되면 몇 년 전 저지른 실수가 떠오른다. 

    나씨가 맡은 일은 임금과 각종 상여금을 지출하는 일. 입사초기 꼼꼼히 ‘0’자를 손가락으로 세던 그는 몇 달이 흐르자 단순한 일에 차츰 무료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명절을 앞두고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날 사건이 터졌다. 

    액수가 같은 상여금 지출 정도야 '누워서 떡먹기'라고 생각하는 나씨. 

    1인당 상여금액은 120만원. 그는 ‘0’을 반복하는 수고를 덜기위해 잔꾀를 부렸다. 

    1,200,000원 대신 1200천원으로 표기하기로 마음먹고 지출 결의서 입력했던 것. 

    그런데 방심한 것이 화근이 됐다. 그만 1200천원을 1200원으로 잘못 표기한 것. 은행에서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명절을 앞둔 바쁜 상황이라 그냥 넘어갔다. 

    다음날 회사가 발칵 뒤집혔다. 직원들 통장에는 1200원의 거금(?)이 상여금으로 지급된 것. 

    회사 게시판에는 “1200원이 진짜 상여금이냐” “회사 너무한 거 아니냐” 등의 글들이 넘쳐났다. 

    직원들의 항의 글이 이어졌고 나씨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 그는 자기 손으로 다시 119만8800원의 지출 결의서를 작성했고 한동안 '1200원'이라는 별명이 그를 따라다녔다. 

    이어 비수를 꼽는 팀장의 한 마디. 

    "상여금이 1200원이니 네 월급은 12000원 이면 되겠다“ 

    #반도체 대기업인 S사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모씨. 그는 꿈에 그리던 첫 부서로 메모리반도체사업부에 배정받았다. 

    그곳에서 그는 컴퓨터 등에 장착하기 위해 여러 메모리반도체를 조합한 메모리모듈(데이터 저장 용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 메모리반도체를 모아놓은 장치)을 설계하는 업무를 맡았다. 

    보통 하나의 메모리모듈을 개발해 양산하고 상품화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6~7개월 가량. 

    상품화 기간은 물론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드는 비용도 ‘수억 원’이라는 설명에 그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첫 업무인 만큼 조직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해 열심이 움직였다. 

    메모리모듈 설계에 실수가 없도록 꼼꼼하게 ‘체크’에 또 ‘체크’를 했다. 

    그 결과, 선배들로부터 “제품을 검사하니 속도와 기능 등 모든 면에 있어 경쟁사 제품 이상을 한다”며 칭찬을 들었다. 어깨가 으쓱해진 이씨.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반도체가 양산에 들어가려 하는 찰나에 한 선배 연구원이 말했다. 

    "어, 뭔가 빠졌는데?" 

    그 즉시 주위에 있었던 모든 이들이 달려와 어떤 결점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또 한 선배의 외침이 들렸다. 

    "야, 메모리모듈에 기업 로고가 빠졌잖아. 로고 없으면 어떻게 제품을 팔아? 담당자 누구야!" 

    순간 모든 시선은 그에게 모아졌다. 그의 몸은 순식간에 꽁꽁 얼어붙었다. 

    결국 이씨 때문에 메모리 모듈에 로고를 세기고 신뢰성 검사를 다시 거치는 등 상품화 기간이 2~3달이나 늦어졌다. 

    게다가 S사에는 제품에 로고가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공정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이씨도 그날 일로 제품에 로고가 박혀있는지 만큼은 꼭 확인한다. 

    #'판매왕'을 꿈꾸며 자동차 회사에 입사한 유모씨. 입사 2년차, 그는 지점에서 근무하게 됐다. 

    영업사원의 판매에 관련된 제반 업무를 처리하고 지점 판매 현황들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았다. 

    자동차 영업소는 그 달의 마지막 날이 지점이 가장 바쁜 날이다. 이른 바 ‘총성 없는 전쟁터’. 판매가 가장 많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작성해야할 서류도 많고 수납해야 할 돈도 많다. 특히 고객들의 계약금이나 선수금을 수납하는 직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 마지막 날, 일이 터졌다. 

    수납담당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 고객이 차량 대금을 납부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했다. 고객이 급하다고 하기에 유씨는 하던 일을 잠시 뒤로 미루고 고객이 준 수표를 손에 들었다. 100만원짜리였다. 심부름으로 대신 50만원을 납부하러 왔다는 고객의 말에 50만원을 현금으로 거슬러줬다. 유씨는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이서를 받은 후에 수표를 수납함에 넣어뒀다. 

    그런데 저녁 마감할 때 수납 직원의 '비명'이 들려왔다. 조회해보니 그 수표는 부도수표였다. 수표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해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부도수표와 위조된 주민증으로 사기를 친 것이었다. 

    "수표를 받자마자 조회를 해봤어야 했는데...". 유씨는 가슴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확인을 미룬 것이 실수였다. 

    "제가 50만원 책임지겠습니다" 

    큰소리는 쳤지만 생돈 쓸 생각을 하니 속에서 피눈물이 났다. 

    #한국의 웨런버핏을 꿈꾸며 증권사에 입사한 강모씨. 교육이 끝난 후 첫 발령지는 강남의 대형 지점 객장이었다. 

    객장은 시시각각 들어오는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다보니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마감이 30분 앞으로 다가온 시각. 한창 정신없이 바쁜 시간에 강씨에게 한 통의 주문 전화가 들어왔다. 

    “모 기업 1만주를 1100원에 매도해주세요”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를 받으며 주문을 마쳤다. 

    곧 이어 밀려드는 고객 주문에 정신이 없다. 숫자 하나라도 틀렸다가는 소중한 고객의 자산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확인 또 확인하며 주문을 마쳤다. 

    하지만 곧 그 고객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1만1000주를 1000원에 매도해버리면 어떡합니까? 지금 정신이 있는 거에요?” 

    그는 순간 ‘아차’ 했다. 정신없이 입력을 하던 중에 주식수와 가격을 반대로 입력해 버린 것. 교육기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주의사항이었다. 

    주식이 올랐으면 그나마 사과하면서 넘길 수 있었지만 그 주식은 떨어졌고 고객은 200만 원 가량의 손해를 입었다. 

    결국 강씨는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자기 돈으로 내놨고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숫자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라며 땅을 치며 후회했다. 

    신입사원은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선배나 상사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실패에서 배우는 '실패학'이 있는 것처럼 실수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오히려 성공보다도 값진 '경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강충식 SK 브랜드관리부문 매니저는 "신입사원에게 실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중요한 것은 실수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매뉴얼화 하는 것"이라면서 "SK의 경우 신입사원이 업무에 안착할 수 있도록 부서 내 멘토(조언자·스승)를 두고 이 멘토가 회사 내에서의 자세나 회사생활 방법 등을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10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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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을 구할 땐 취업만 되면 인생이 확 풀릴 것 같지만 막상 회사에 들어가도 매순간이 위기이자 고비다. '생존'이란 숙제는 신입사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애사심(愛社心)이다. 애사심은 사회에 첫발 딛은 새내기 직장인에게 생존을 넘어 성공까지 보장할 수 있는 막강한 아이템이다. 

    애사심이라면 거창한 것 같지만 회사를 나처럼 생각하면 쉽다. 나를 생각하듯 회사를 아끼는 게 애사심의 출발이다. 웬만한 회사에서 자사 제품 애용은 상식. 경쟁사 제품을 쓰거나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은 금기다. 

    #사례1 

    국내 굴지의 기업 L전자에 입사한 P씨. 아직 회사 분위기도 익숙지 않고 모든 게 서툴렀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은 충만했다. 

    마침 신입사원 환영회를 겸한 체육대회가 공지됐다. 집에서 행사 장소가 멀었던 김씨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너무 오래 걸리겠다' 싶어 부모님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그는 일찌감치 출발했다.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옷매무새와 머리에도 신경을 썼다. 여유 있게 도착한 그는 차에서 내리다 선배들과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 

    씩씩하게 인사했지만 돌아오는 눈빛은 냉랭했고….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김씨를 잠시 후 한 선배가 불렀다. 

    "너, 차가…" 

    아뿔싸. 부모님의 차는 르노삼성의 SM5였다. P씨 회사에게 숙명의 라이벌인 S사의 차를 보란 듯이 몰고 오다니…. 다행히 선배들은 '몰라서 그랬겠지'하며 P씨를 이해했고 그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주차장 구석으로 차를 옮겨 세웠다. 

    L전자 주차장엔 르노삼성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임원들에게 제공되는 차량도 대부분 현대·기아차다. 정해놓은 규정은 아니지만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여긴다. 

    P씨는 "사내에서 S그룹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LG처럼 영문 약자인 에스에스(SS)로 부른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다"며 "신입사원이 애사심도 없더라는 평가를 들을까봐 한동안 긴장하고 지냈다"고 한숨을 돌렸다. 

    물론 그는 이 경험을 교훈삼아 능력과 함께 애사심을 적극 발휘, 회사 생활을 잘~ 하고 있다. 

    금기사항에 얽힌 에피소드는 소비재·유통 업종에 많다. 관련 제품이 평소 입고 먹고 즐기는 것들이다 보니 사소한 '실수'도 눈에 잘 띈다. 

    #사례2 

    스포츠의류 업체에 취직한 K씨. 회사 특성상 복장이 자유로웠고 외부 업무가 없는 날은 '추리닝'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원이 적잖았다. 

    평소 양복체질이 아니라고 느꼈던 K씨로선 반가운 일.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 어느날, 복도에서 마주친 임원이 그를 불러 세웠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싸늘한 기운. 

    "자네, 신발이 그게 뭔가" 

    K씨는 당황스러웠다. '운동화도 괜찮다고 했는데…복장 불량이란 얘긴가' 생각했지만 다음 순간 K씨는 아차 싶었다. 그는 경쟁 브랜드의 로고가 큼지막히 박힌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는 "처음엔 꼭 자사 제품만 착용하라는 게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자기가 일하는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을 본인이 먼저 선택하고 좋아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 권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요즘엔 쉬는 날에도 자사 옷과 신발을 이용하는 게 자연스럽다. 

    이처럼 애사심은 사소한 데에서 출발한다. 김인권 LG패션 홍보팀장은 휴대전화의 벨이 5번 이상 울리기 전에는 전화를 안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컬러링)을 LG패션의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의 광고음악으로 설정했다. 

    전화를 건 사람이 조금이라도 이 노래를 오래 듣게 하려고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있어도 잠시 기다린다. 김 팀장은 "업무시간조차 그러지는 않는다"며 "퇴근 후에 지인들이 전화를 하면 그러긴 한다"고 해명(?)했다. 

    의류 뿐 아니라 주류업체 직원들의 자사제품 애용은 소문이 났다. 기분 좋은 술자리, "왜 ○○○ 술을 안 가져오느냐"고 주인을 타박하는 손님이 있다면 십중팔구 그들은 주류회사 직원이다. 

    이 같은 애사심은 쉽게 전염된다. 해당 회사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는 업계도 애사심 대열에 동참하게 된다. '사장님 실종사건'도 그 중 하나다. 

    #사례3 

    국내 대표적인 홍보대행사의 K사장. 고객사(클라이언트)에 대한 애사심이 남달라 '더블에이'의 홍보를 맡았을 때 복사용지는 무조건 더블에이 제품을 썼다. '썬키스트'의 홍보를 대행할 때 회사 냉장고에 넣어두는 음료수는 100% 썬키스트 제품으로 채웠다. 

    이런 K사장이 B위스키의 홍보를 맡았다. 술 이름이 다소 길었지만 누구를 만나건 얼마나 바쁜 상황이건 그 브랜드를 절대 줄여 말하지 않아 직원들은 "역시…"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회식날, 술이 거나하게 돌고 장소를 옮겨 양주를 마실 차례가 됐다. 순간 어느 직원이 외쳤다. 

    "사장님, 사장님이 안계세요!" 

    일행은 술이 확 깼다. K사장은 평소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법이 없었다. 혹시 술에 너무 취해 사고라도 당한 게 아닌가 싶어 직원들은 혼비백산, 그를 찾으러 나섰다. 

    그 때 문이 열렸다. 한 남자가 술병을 손에 든 채 들어섰다. K사장이었다. 직원들보다 먼저 메뉴판을 봤던 그는 B위스키가 없음을 알고 주류매장에 달려가 그 술을 샀다. 이 찰나에 직원들은 그가 '실종'됐다고 느낀 것이다. 

    이 회사 직원은 "술이 꽤 취했는데도 직접 주점 지배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녀오셨다고 한다"며 "몸소 보여주신 애사심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애사심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란 뜻이지만 이는 곧 자기 자신을 아끼고 존중한다는 뜻도 된다. 스스로를 '일류'로 만드는 원동력이 애사심이다. 애사심이 높은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일을 잘 하게 마련이다. 

    #사례4 

    스타벅스코리아 이병엽씨(31)는 직함이 '대사'(앰버서더)다. 스타벅스엔 시험을 통과한 800여명의 바리스타가 커피마스터(Coffee Master)란 칭호를 얻는데 이 중 1년에 단 1명 '커피 대사'가 탄생한다. 

    커피 대사 테스트는 혹독한 검증 과정이다. 가장 어려운 코스는 눈을 감고 커피를 맛본 후 원두 이름을 맞추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그는 "어떤 날은 하루에 매장 10곳 가까이 돌아다녀서 필요한 원두를 구했고 하루 평균 20잔은 마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매일 퇴근 후 매장에 남아 평균 3시간씩 커피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발표력을 키우려고 매일 새벽 집 옥상에 올라가 목청껏 연습했다. 

    이 같은 노력은 회사뿐 아니라 동네에도 소문이 났고 그는 지난해 제5대 커피 대사가 됐다. 입사 3년만에 수백명의 커피마스터들을 교육하는 '마스터 중의 마스터'가 된 것이다. 

    그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다보니 회사에 대한 애착도 많아졌다"며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쉬는 날도 나와서 일을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애사심'은 신조어가 아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1965년에 펴낸 '기업경영' 85호에도 애사심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애사심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이정주 코리아 리크루트 대표는 "평생직장이란 인식이 있을 때 애사심은 회사에 대한 개인의 충성과 희생을 의미했다"며 "구조조정, 서열파괴가 일상화된 요즘은 회사와 직원이 기브앤드테이크(give & take) 관계이므로 애사심은 책임감과 주인의식이라는 뜻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일'은 영어로 워크(work) 잡(job) 듀티(duty)의 뜻을 모두 갖는다. '워크'는 자발성과 적극성, '잡'은 일을 하고 받는 대가(급여), '듀티'는 의무와 강제성을 내포한다. '듀티'를 '워크'로 바꾸는 힘이 애사심이다. 

    이 대표는 "신입사원이라면 자신의 일에 대해 워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어차피 할 일이면 즐겁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은 "자기 직장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회사가 포도나무라면 직원들은 그 가지인데 좋은 포도를 맺지 못하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09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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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에 미루어 알아내는 것' 

    '눈치'의 사전적 정의다. 말은 쉽지만 눈치 있게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도 있지 않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만큼 눈치는 사회생활에서 필수 스펙(구직자의 학력·학점·토익점수 따위를 합한 조건)이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도 눈치 없는 사람은 이내 '눈칫밥'을 먹기 일쑤다. 

    '눈치가 밥 먹여 주냐'고 투덜댈 게 아니다. 실제 눈치가 '밥 먹여' 주는 사례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눈치는 '처세'에 다름 아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에게 때로는 눈치가 뛰어난 일 처리 능력, 언어 구사 능력보다 더 잘 먹힐 때가 많다. 

    주변을 돌아보자. 업무 능력은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거나 심지어 더 떨어지는데도 승진에서 앞서가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이들은 대개 둘 중 하나다. 든든한 '후원자'가 있거나 타고난 '눈치'를 갖고 있다. 바야흐로 눈치도 '능력'인 시대인 것이다. 

    #화장품 대기업 입사 1년 차 신입사원 김씨. 

    "입사 기념으로 오늘 점심은 내가 맛있는 거 쏠게"란 말에 동기와 함께 기분 좋게 팀장님을 따라 나섰는데. 

    레스토랑에서 수프와 샐러드, 파스타에 후식까지 맛있게 먹고 막 나오려던 참이었다. 팀장님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여는데 지갑 속에서 어여쁜 여자 아이 2명의 사진이 보이는 게 아닌가. 

    김씨는 점심도 잘 얻어먹었겠다, 점수 좀 딸 요량으로 "어머 팀장님~ 아이들이 너무 예뻐요. 어쩜 엄마(팀장)를 이렇게 쏘옥 닮았을까~ 아이들이 이렇게 예쁜데 왜 평소에 한 말씀도 안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레스토랑 점원도 거들었다. "어머, 아이들이 엄마 닮아서 아주 예쁘네요. 나중에 미스코리아 내보내도 되겠어요." 

    팀장님의 환한 미소를 기대했건만 착각이었다. 분위기는 싸늘해지고 팀장님 얼굴은 굳어졌다. 

    팀장님은 41살 노처녀였다. 조용히 있던 동기는 알고 있었지만 김씨만 몰랐다. 김씨는 이날 먹은 게 얹혀 오후 내내 변기를 붙잡고 있었다. 

    #또 다른 대기업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이씨. 그에게도 비슷한 아픈 기억이 있다. 

    입사 3주 만에 부에서 마련해준 회식자리에서의 일이다. 술도 많이 마시고 이야기꽃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장님 옆에 앉아서 아부도 떨고 점수도 땄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부장님 휴대폰 배경화면의 갓난아기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부장님 손녀인가봐여~. 너무 귀엽네요" 

    40대 후반인 부장님 나이에 갓난아기가 딸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이스맨이 다녀갔을까. 화기애애했던 회식 자리는 순식간에 꽁꽁 얼어붙었다. 이씨가 손녀로 착각한 갓난아기는 부장님이 어렵게 본 늦둥이였다. '손녀' 운운한 자신의 한 마디에 한순간에 얼어붙은 그날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살이 떨린다고. 이씨는 그날 일로 눈치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체득했다. 

    #대기업 은행에 다니는 김씨.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난 데다 사교성도 좋아 두루 인기 만점이다. 그러나 눈치가 '젬병'인 게 단점이다. 

    옆자리 대리님 앞에 아는 손님이 왔다. 

    대리님이 "셋이서 같이 커피 한잔 할까"하는 말에 "그래요"라고 웃으며 대답한 그는 손님과 계속 이야기하는데 열중했다. 

    다시 대리님이 "다 같이 커피 마실까" 하자 속으로 '먹겠다고 아까 말했는데 왜 또 다시 말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네~"라고 대답했다. 

    결국 대리님은 눈치 없는 그를 놔두고 뒤로 가서 직접 커피를 타왔다. 김씨는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삼성전자에 갓 입사한 최씨. 

    사무실에 있을 때 휴대폰 진동이 울리면 이내 '오프' 버튼을 눌러댔다. 신입사원으로서 개인적인 전화를 받는 게 눈치 보였기 때문. 

    옆자리 과장님이 구세주를 자처했다. 

    "OO씨,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통화해도 괜찮아요. 왜 항상 오는 전화를 그냥 끊어요." 

    이날부터 오는 전화를 맘 편히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편한 것도 정도가 있지. 

    오는 전화 다 받으며 '하하호호' 수다 떨다 주변에서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심지어 개인적인 전화하느라 회사로 걸려오는 전화를 안 받아 과장님이 대신 받는 일도 빈번해졌다. 

    결국 최씨에게 '사무실 내 개인 통화 금지령'이 떨어졌다. 너무 늦게 눈치를 봤다 큰 코 다쳤다. 

    #CJ미디어에 다니는 강씨. 매월 1회씩 영업본부에서 진행하는 행사 '와우데이'가 끝났다. 

    강씨가 속한 팀은 처리할 일이 남아 모두 회사로 복귀하는 데 강씨만 남게 됐다. 영업본부장님이 '저녁만 먹고 가라'고 잡는데 신입사원이 어찌 거부할쏘냐. 

    팀에서 혼자 남은 강씨는 본부장님을 비롯해 다른 상사들이 주는 술을 연신 받아 먹다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하고 말았다. 

    2시간이 다 되가는 데도 돌아오지 않는 강씨에게 전화가 왔다. 팀장님이다. 

    "빨리 안 와!" 

    팀장님의 불호령에 정신을 가다듬고 회사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날 강씨는 입사 후 처음 팀장님으로부터 야단을 맞았다. 

    강씨는 혼자만 일을 안 한 게 미안하면서도 자신을 못 가게 해 놓고도 아무런 방패막이가 돼주지 못한 본부장님이 야속했다. 하지만 이때의 경험이 사안의 경중을 가려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 

    입사시험에 따로 '눈치'시험은 없다. 회사가 입사시험에서 신입사원의 눈치 능력을 평가하진 않는다. 

    그러나 눈치는 모든 사회인에게 필수 스펙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얼마나 눈치가 빠르냐에 따라 입사 동기들과 승진에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일 잘 못하는 동료가 상사한테 더 사랑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눈치를 배우는 데 왕도는 없다. 평소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눈치껏' 배우는 게 최선이다. 단, 주위에서 보기에 비굴할 정도의 눈치는 지양해야 한다. 

    한동호 웅진코웨이 홍보팀장은 "내가 속한 조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것을 애정이라고도 하고 좋은 뜻의 눈치라고도 할 수 있다"며 "눈치는 업무 능력과 더불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은 물론 모든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소양으로 적당한 눈치는 능력이지만 비굴할 정도의 지나친 눈치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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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 2. 16:08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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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윤장혁 기자 younzang@moneytoday.co.kr


    직장 내 술자리의 시작은 '잔을 돌리는 것'이고, 그 끝은 '무사귀가 후 무사출근 하는 것'이다. 

    술을 잘 마시는 것도 좋지만 먹고 난 사후처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실수 없이 술자리를 마쳐도 일단 취기가 돈 상태인지라 자칫 제 2,3의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 위계질서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모 신문사에 입사한 방년 27세의 J군. 그날도 잔뜩 군기가 든 채 술자리가 이어졌다. 1차 소주에서 2차 맥주, 다시 3차 폭탄주로 이어진 술자리. 거나하게 취기가 돌았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웬일? 

    같은 부서 여자선배와 단 둘이 택시에 올라있었다. 문제는 두 사람 다 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했다는 것. 기사도 정신을 발휘해 선배를 집에 데려다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도 가누기 어려운 상황. 엎치락뒤치락 업지도 못하고 질질 끌다시피 해서 J의 자취집으로 모셨다. 

    '그래도 남녀가 유별한데…' 

    고민 끝에 여자 선배를 김밥 말듯, 이불로 돌돌 말아 방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해야 할 일을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밀려온 J. 순간 아메바 뺨치는 건망증으로 여자선배가 있다는 것을 잊은 채, 평소대로 속옷만 입고 잠을 청했다. 

    그 땐 몰랐다. 여자친구가 선물해준 팬티 양쪽 엉덩이 부분을 핑크색 미키마우스 문양이 장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다음날 아침. 여자선배는 가고 없었다. J는 '본인도 민망했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J의 별명은 '핑키마우스'가 됐다. 그나마 여자선배를 외박하게 만든 음흉한 수습기자라는 오해를 받지 않게 된 게 다행이었다. 

    만약 여자친구 귀에 이 얘기가 들어갔더라면? '콩 볶듯' 볶이고도 모자라 이별 통고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오랜 시간 미국에서 유학하고 굴지의 대기업 C사 개발부서에 입사한 L양. 저녁에 환영식이 있다는 말에 살짝 긴장했지만, 강압적으로 술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니 편하게 즐기라는 선배의 말에 안심했다. 

    맥주 한두 잔 먹어본 게 전부였던 L양은 부서장(임원급)으로부터 폭탄주를 받고, 그 카리스마에 눌려 일단 받아마셨다. 그 때 용수철 튀듯 L양에게 날아온 한 마디. 

    "못 마신다는 건 내숭이었네. 내 술만 거절해?" 

    한 잔이 두 잔, 두 잔이 석 잔, 다시 석 잔이 넉 잔…. 그렇게 마신 술이 어느 덧 열 잔을 넘어갔지만 L양의 얼굴은 빨갛게 익기는커녕, 투명 인간처럼 하얗고 뽀했다. 

    '어, 나도 알고 보니 폭탄주 체질?' 

    못 먹겠으면 먹지 말라는 선배들의 만류에도 L양은 '괜찮다, 괜찮다'를 연발하며 끝까지 마셨다. 메가톤급 폭탄이 노래방을 휩쓸고 지나간 그날 새벽, L양의 부서장은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멀쩡히 귀가한 줄 알았던 L양이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 갔던 것. 

    그렇게 장렬히 '전사'한 L양은 꼬박 3일을 결근했다. 긴장 속에 마셔서 취하진 않았지만, 몸이 감당하기엔 무리였던 셈이다. 

    # 주류업체 J사 인사팀의 안 씨. 평소 소주 2병은 거뜬히 마셨기에, 회식 자리가 두렵진 않았다. 그런데 회사 선배들은 그야 말로 주당 중의 주당들이었다. 

    송년회를 겸해 회사 동호회 선배들과 모인 술자리. 1차가 4차까지 이어지며 시계추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천공장으로 통근하던 안 씨였기에 출근할 일이 까마득했지만 이미 만취 상태였다. 

    아침 7시, 통근버스가 오는 본사 앞으로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며 전속력으로 뛰었다. '이젠 잠만 자면 되겠다' 싶어 마음은 편했다. 

    그 때, 속에서 신호가 왔다. 매스껍고 구토는 이어지는데 밀폐된 버스 안은 너무도 고요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처럼 올라오는 내용물을 눈 질끈 감고 다시 삼켰다. 내 속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두 번의 고비를 넘기고 분당쯤 지났을 때, 구사일생으로 통근 버스 문이 열렸다. 전광 석화처럼 뛰쳐나가 버스 표지판을 붙들고 거사를 치렀다. 

    버스 기사부터 시작해 버스 밖의 상황을 목도했을 선배들의 얼굴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4개 밖에 안 되는 버스 탑승계단이 어느 장벽보다 높고 길게 느껴졌다. 

    얼마간의 정적이 흐른 뒤 어느 팀 차장이 "편히 누워가라"며 맨 뒷자리를 양보하고는 안 씨를 눕힌 채 안전벨트로 꽁꽁 묶었다. 여러 번 해본 듯 너무나 익숙한 솜씨였다. 

    이후 안 씨는 음주 전후 식사를 거르는 한이 있어도 숙취 해소음료만은 챙겨먹게 됐다고. 

    J사에는 지금도 통근버스 안전벨트에 꽁꽁 묶여 누운 채 출근하는 신입사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 30대 후반의 베테랑 금융맨 이씨. 지금이야 하루 저녁 죽도록 술을 들이부어도 다음날 칼 출근하는 주신(酒神)이 됐지만, 그에게도 혹독한 시련의 시기는 있었다. 

    마음 맞는 남자 직원들끼리 '부어라, 마셔라'하며 삼킨 술은 역시 단합효과가 만점이었다. 

    "집에 갈 거 뭐 있나, 아무개네 집에서 자지." 

    이렇게 세 명이 함께 새벽을 달리고, 나란히 동침을 한 결과는 전원 지각.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출근한 세 명에게 지점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신입들이 빠져가지고… 네들은 영업할 필요 없다." 

    세 명의 '문제아'에게는 지점장실에 갇힌 채 하루 종일 신문만 정독하라는 벌이 떨어졌다. 

    '속도 안 좋은데 고맙지, 뭐.' 

    그런데, 일 안 하고 신문 보는 게 영업보다 더 힘들었다. 지점장 뿐 아니라 모든 선배들의 눈총을 견뎌야 했다. 일 안 하고 밥 먹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이 씨는 그 이후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지각은 하지 않는다. 일단 회사에 출근해 휴가를 내는 한이 있어도,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한 출근 시간은 반드시 지켰다. 

    직장에서 술자리는 팀워크를 다지고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윤활유'다. 술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생기면 주객이 전도되는 셈이다. 

    김유승 CJ제일제당 인사팀 과장은 "술 때문에 지각하지 않고 다음 날 일 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음주를 자제하는 것은 업(業)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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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 2. 16:07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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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쏭달쏭 은밀해서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은어'. 끼리끼리 통하는 말로 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결속력을 높여준다. 

    동시에 '척'하면 '착', 때론 한마디 속에 복합적 내용과 미묘한 뉘앙스까지 담겨 신속한 의미전달이 된다. 긴 단어도 한 글자 '은어'로 표현할 수 있다. 국어사랑의 측면에서 보자면 '정화'의 대상이지만 '은어'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기업도 해당 업종별로 다양한 은어가 있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한 마디도 못 알아 듣는 문장이 될 수도 있다. 

    전문용어나 일 처리 작업을 간단히 표현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효과도 크지만 신입사원들에겐 그저 '암호'일 뿐이다. 자칫 엉뚱하게 해석했다가 큰 망신을 당하거나 '사고'를 치기도 한다. 

    #모 증권사 강남 한 지점의 일화. 공부면 공부, 연애면 연애 어느 것 하나 빠질게 없이 '잘 나가던' 윤종석씨(이하 가명)는 2008년 남들이 부러워하는 굴지의 증권사에 당당히 입사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선 영업현장 분위기가 낯설었지만 윤씨는 늘 여유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급박한 시장상황에 영업회의 시간도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나름 꼼꼼히 자료를 보고 있던 윤씨에게 지점장님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종석씨, 요즘은 롱이 맞아, 숏이 맞아?" 

    순간 당황한 윤씨. 머리 속을 재빨리 굴려보지만 도대체 질문 내용을 알 수 없다. '롱? 숏?' 속으로 계속 되 뇌이며 머뭇거리던 윤씨, 드디어 알았다. 

    '너무 회의가 팍팍하니까 이런 농담도 하시는구나, 짓궂으시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 있게 입을 열었다. 

    "요새는 여자들 개성에 따라가는게 대세입니다" 

    그는 폭소를 기대했건만 분위기는 썰렁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싸늘한 눈길도 쏟아졌다. 윤씨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왜들 그러시지? 내가 그래도 '그 분야'에는 자신 있는데…' 

    사정은 이렇다. 롱 포지션(선물 매수 포지션), 숏 포지션(선물 매도 포지션)을 가리켜 '롱', '숏'이라고 말하는데 윤씨는 이를 그만 '여성들의 치마길이'로 해석해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소문은 회사 전체로 퍼졌고 지점장과 상사들로부터 "저런 놈이 어떻게 증권사를 들어왔나",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순간의 재치(?)가 긴 후회를 남겼다. 

    #어렵다는 은행 취업에 성공한 장봉준씨. 일선 지점 창구에서 업무의 기본을 익히기 시작했다. 고객의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주고 일반 예금업무도 처리하고 바쁘다. 

    옆자리 상사가 난데없이 묻는다. "너… 떨고 있니?" 

    '엥? 무슨 드라마대사도 아니고 이게 무슨 소리야.' 영문을 몰랐지만 일단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했다. 

    전쟁 같은 영업시간이 끝나고 정산작업을 하는데 이상하다. 딱 맞아떨어져야 할 입출금 내역이 빈다. 아무리 계산해도 돈이 부족하다. 

    이때 상사가 불호령을 내렸다. "너 제대로 안 떨었네!" 

    장씨의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내가 긴장을 안했다는 소리인가? 아까부터 왜 자꾸 저러지?' 

    사연인즉 자기은행 수표를 받아 현금으로 내주면 수표에 '사용불가' 도장을 찍는 등 처리작업을 하는데 이를 '떤다'고 표현한다. '떨지' 않았으니 이미 나간 현금이 처리가 안돼 돈이 비었던 것. 장씨는 덕분에 제대로 떨었다. 

    #자동차 관련 대기업에 입사한 박진주씨는 아직도 알파벳 기호를 보면 가슴이 콩닥거린다. 박씨는 업종특성상 신차 프로젝트코드를 많이 접하지만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가령 카니발 후속 모델은 'VQ', 투스카니 후속 모델은 'BK'로 통칭하는 식이다. 

    하루는 외근 중이던 소속부서 직속 임원이 회사로 전화를 걸어와 책상 위 수첩에 적힌 내용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이것저것 적힌 메모를 열심히 불러드렸다. 하지만 'AM 11,000대'에서 막혔다. '아하, 표기가 좀 잘못됐구나' 

    이내 알아차린 박씨는 "오전 11시(AM 11:00)"라고 말했다. 임원이 "무슨 소리야?"라고 되물었지만 박씨는 의심 없이 "오전 11시"를 되풀이했다. 

    'AM'은 기아차 '쏘울'의 프로젝트 명이었다. '쏘울 1만1000대'를 '오전 11시'로 끝까지 우긴 박씨는 이제는 누구보다 업계용어에 능숙하게 됐다. 

    #정유업체에 들어간 신입사원 하성창씨는 귀를 의심했다. 공장에 나가 들은 말들이 너무 해괴했기 때문이다. 

    "처리량을 까다보니 밑으로 설사해서 그렇습니다" 

    암호 같은 말을 한 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까다'는 양을 줄인다는 뜻이고 '설사'는 제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불순물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나온다는 말이다. 즉 "정제하는 양을 줄이다 보니 불순물이 나오고 있다"는 뜻이지만 신입은 '난독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 해외영업 부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석형씨도 마찬가지다. 회의 때마다 선배들이 주고받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답답했다. 

    "이번 출장자료는 김과장이 마도구찌해서(종합해서) 보고해. 결재 끝나면 돌돌말이해서(제본해서) 회람하고" "오더 한 로뜨(생산단위. 품목마다 수치가 다르다)가 안 들어가서" 등등… 

    #택배업체에 취직한 오진우씨는 반대의 경우를 당했다. 입사 후 1~2달이 지나자 슬슬 업계 은어에 익숙해졌고 자신도 모르는 새 능숙히 관련 용어를 쓰는 모습에 내심 흐뭇하기도 했다. 이제 어엿한 업계의 한 일꾼이 됐다는 생각이다. 

    "과장님 깡통 30개 들어온답니다" 

    오씨는 직속 상사에게 의연히 보고를 했다. '깡통'이란 물류업계에서 빈 컨테이너를 뜻하는 말. 

    "누가 그런 말 쓰라고 했지?" 뜻밖에 돌아온 답은 냉랭했다. 신입이 공식적 용어를 쓰지 않고 업계의 오랜 은어를 함부로 쓰자 건방져 보였던 것이다. 오씨는 그날 '정신교육'을 톡톡히 받았다. 

    이런 은어들을 빨리 익히는 방법에 정도는 없다. 업계 선배들은 "그저 신입의 자세로 열심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만 그 중에서도 끊임없이 물어보는 자세를 공통으로 꼽는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해서 순간만을 모면하려고 하기보다 귀찮을 정도로 일일이 물어보라는 지적이다. 

    메모도 필수다. 보험업계 4년차인 문준영씨(31)는 "신입사원 시절 업계용어를 익히느라 끊임없이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다"며 "묻고 메모해두는 방법이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박태정 현대모비스 인사기획팀장은 "신입사원들이 빠른 업무 적응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은어나 전문용어를 가능한 빨리 배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회사도 은어들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표준화시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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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 2. 16:06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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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원들은 청운의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막상 주어진 일은 '잡일' 투성이다. 

    멋진 수트 차림에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른 한손에 서류 가방을 든 비즈니스맨,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는 영화 속의 얘기일 뿐, 출근 후 떨어지는 일은 사무실 청소, 복사, 짐 나르기, 서류 배달, 전표 작성 등 각종 허드렛일이다. 

    내가 고작 이런 일을 하려고 어렵게 공부하고 힘들게 구직 활동을 했나 자괴감이 밀려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잡무로 인한 비애로 스스로 덫에 빠져서는 안 된다. 세상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것에서 성공이 만들어진다. 성공의 첫 단추는 잡무를 다루는 능력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백화점에 입사한 이씨. 화려한 쇼윈도의 백화점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백화점에서 일하는 것은 '막일'의 연속이었다. 

    아침에 멀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사무실로 출근해도 이씨에게 떨어진 주 업무는 박스 나르기. 

    백화점 사은품 행사 때마다 트럭으로 제품이 배달되면 옮기기 바빴다. 

    양복입고 출근해서 와이셔츠를 갈아입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트럭 2대 분량의 도자기 사은품을 나르다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그날도 아침부터 물건을 나른다고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 

    물건을 실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는데 그 안에서 누군가 손가락으로 저 옆을 가리키며 하는 말. 

    "저 옆에 있는 박스 좀 갖고 와."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고압적인 자세의 말에 순간 열 받은 이씨. 

    계속되는 막일에 가뜩이나 부아가 치미는데 누가 시비를 걸어오자 너 잘 걸렸다는 심정으로 큰 소리로 한마디 날렸다. 

    "너 나 알아??" 

    알고 보니 그 남자를 알아야 할 사람은 이씨였다. 그 남자는 새로 부임한 회사 선배였다. 뒤늦게 상황 파악이 된 이씨는 부랴부랴 달려가 거듭 사과했다. 

    일 하느라 가뜩이나 상기된 얼굴은 더욱 달아올랐다. 다행히 별 탈 없이 해결됐지만 지금 생각해도 진땀이 난다. 

    #S그룹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임씨. 국내 최고 기업에 당당히 입사한 그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회사에 막상 들어와 보니 주어진 일은 '복사'. 상사는 임씨에게 매일같이 복사를 시켰다. 

    두툼한 서류 뭉치를 안고 커다란 복사기 옆에 우두커니 붙어서 복사만 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복사를 하고 있는데 상사가 다가왔다. 

    그리고 하는 말. 

    "OO씨, 지금 복사하고 있는 거 말이야. 무슨 내용이야? " 

    ".." 

    상사가 허를 찔렀다. 

    임씨는 복사하면서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관련 업무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질 못했다. 

    자신의 불찰을 자책하며 '잡일'속에도 배울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당당히 L그룹에 입사한 권씨. 

    그룹 내 주력 부문인 백화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권씨는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아직 백수 친구들도 많은데 대학 동기 중에 일찍 취업에 성공했으니 어깨에 힘이 들어 갈만도 했다. 

    양복을 차려 입고 출근하는데 매일같이 짐 나르기 등 '몸 쓰는 일' 태반이다. 

    하루는 구슬땀을 흘리며 박스를 나르고 있는데 여자친구와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친구와 딱 마주쳤다. 

    순간 너무 창피해서 박스 뒤로 숨고만 싶어졌다. 

    나름 동기들 중에 일찍 취직해 어깨에 힘주고 살았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게 구겨졌다. 

    지금 생각해도 진땀나는 순간이지만 이제는 부끄럽지 않다. 그 속에서 백화점 현장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사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성공한 경영자들도 시작은 마찬가지. 

    1969년 대학을 막 졸업하고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입사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사원시절을 공사현장에서 보냈다. 

    이 회장은 당시 콘크리트 작업현장에서 밤을 새기 일쑤였다. 밤새 콘크리트를 실어 나르는 레미콘 기사들 차에 동승해 기사들의 졸지 않도록 잠을 깨워주곤 했다. 그렇게 공사 현장에서 4년을 보냈다. 

    #세상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급기야 작은 일이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여관에서 일하던 조지 볼트씨. 작고 허름한 여관이었지만 그는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묵묵히 일해 왔다. 

    하루는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궂은 날씨에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그 마을은 더욱 적막해졌다. 그때 비에 잔뜩 젖은 노부부가 여관에 들어섰다. 

    그런데 하필 그날따라 빈 방이 없었다. 노부부는 다시 빗속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날씨도 안 좋은데 그렇게 노부부가 돌려보내자 마음이 불편했던 볼트씨는 밖으로 다시 쫓아나간다. 

    "손님, 방은 없지만 제 방이라도 괜찮으시다면 하루 쉬다 가세요" 

    그는 자신의 방을 양보하고 공짜로 노부부가 편히 묵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이 일이 있은 몇 년 후, 볼트씨는 뉴욕에서 온 편지를 한통 받게 된다. 

    그 노부부가 보내 편지였다. 

    새로운 사업으로 호텔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같이 일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노부부는 뉴욕에서 백화점 등을 갖고 있는 큰 부자였다.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볼트씨는 뉴욕 중심가 최고급 호텔인 '워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총 지배인이 됐고 노부부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병든 아내를 위해 오대호의 천섬(Thousand Islands)에 '하트섬'을 구입, 성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호텔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저가 마련되기 전 묶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지 볼트가 필라델피아 여관에서 그 노부부를 그냥 돌려보냈다면 그의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한근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거창한 일도 처음에는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한다"며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법"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06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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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에게 '인간관계 함수'는 현실로 닥치는 가장 큰 난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대접만 받고 존중받으며 성장해온 사회 초년병들은 위계질서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윗분'이라는 현실은 넘어야할 첫째 관문이다. 

    군대를 겪은 남자들의 경우 여자보다 사정이 낫지만 여자들은 이 분야에 더 취약하다. 사회에 나오면 '게임의 룰'이 달라진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특급호텔 예약부에서 근무하는 A씨.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의 전화를 받으며 객실, 연회장 등 예약업무를 진행하는 게일과다. 

    하루는 "나 OOO회장인데. 총지배인 좀 바꿔요"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상대가 밝힌 이름 석자는 그룹 총수. A씨는 추호의 의심도 없이 장난전화라 생각하고 끊어버린다. 

    전화는 또 걸려왔다 

    "나 OOO회장인데" 

    설마하며 또 다시 전화를 끊어버렸는데. 

    다음 날 회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회장을 사칭한 장난전화가 아니라 회장이 직접 전화를 한 게 맞았던 것. A씨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에 후회막급이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유통업체에 입사한 정씨. 하루는 '임원'과 함께 회사 행사장을 찾을 일이 생겼다. 택시를 타고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임원이 본인 차를 몰고 가겠다고 해서 마음을 놓고 있었다. 

    임원과 함께 주차장에 갔고 임원이 운전석이 앉았고 정씨는 별 생각없이 뒷자리에 에 앉는다. 

    그때 날라 온 한마디. "내가 네 운전기사야?" 

    사회 초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차 자리에도 '급'이 있다. 운전기사가 있을 경우, 운전석 대각선 맞은편이 최고 '상석'이다. 그 다음이 상석 옆자리고 조수석 순이다. '윗분'이 직접 운전을 하는 경우, '막내'는 조수석에 앉아야한다. 윗분 옆에서 '보조'를 맞춘다는 뜻에서다. 

    #상생경영이 화두인 요즘, 회사 '사장님'이 협력업체 사장들과 함께 교류행사가 벌어졌다. 홍보 업무를 맡고 있던 배씨. 직접 현장 진행을 맡고 행사 사진도 찍었다. 입사 후 처음 맡는 큰 행사였지만 별 탈 없이 잘 진행돼 다행이다 생각했다. 

    그런데 안도는 잠시. 그날 결정적 실수를 남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속이 시커멓게 탔다.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세상에 사진 속 '사장님'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것. 초점이 잘못 맞춰져 사장님은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협력업체 사장만 부각돼 있었다. 애꿎은 카메라 셔터만 눌러 볼 뿐, 이미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자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면서 남자 부하와 여자 상사간 벌어지는 해프닝도 빼놓을 수 없다. 

    패션업계에 근무하는 한씨. 회사에서 삼삼오오 모이면 으레 '뒷담화' 분위기가 연출되기 마련. 하루는 여자 상사와 다른 몇몇과 나누는 뒷담화에 끼게 됐다. 그런데 며칠 후. 여자 상사가 그날 뒷담화의 주인공과 '단짝'이 돼 나타났다. 

    한씨는 "여자들은 뒷담화 후에도 얼굴색 변화없이 상대를 대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앞뒤 안가리고 동참했단 낭패 당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 어렵다는 취업전선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한 전씨. 하루는 회사 행사가 있어 참석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행사 당일 날. 전 씨는 행사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행사 시작 시간도 임박했고 마지막 정리는 하는 순간 전씨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사물이 있었는데…. 

    바로 '한 여인'이었다. 전씨 또래의 젊은 여자가 아니었다. 30대 후반 쯤 돼 보이는 성숙한 여인이었다. 세련된 스타일과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아한 자태가 전씨의 눈을 사로잡아버렸다. 

    나이에 비해 군살 없이 쭉 빠진 몸매에 도도한 느낌까지. 전씨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여인의 위, 아래를 빛의 속도로 훑어보며 무아지경에 빠졌다. 

    바로 그 순간, 전씨는 정신이 버쩍 들었다. 그 여인의 옆에 '회장님'이 나란히 섰다. 그렇다. 그 여인은 '사모님'이었다. 

    순간 전씨는 '미혹'의 시선을 거두고 오너 일가를 못 알아본 자신을 탓하며 혼자 놀란 마음을 수습했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는 이씨. 매일 쏟아지는 업무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그날따라 자꾸 일이 꼬여서 신경 쓸 일은 많아지고 일은 진행이 안되고 속이 상할 대로 상했다. 일은 안되고 짜증은 늘어만 가고. 

    그때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분이 사무실에 들어선다. 잠바(점퍼) 차림이 딱 아저씨 같다. 

    "나, OOO인데..." 
    퀵 배달하는 분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박씨가 내 뱉은 한마디. 
    "누구신데요." 

    퉁명스러움과 짜증이 섞인 말투였다. 그 짜증의 말투는 두고두고 회한과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그 분은 다름 아닌 건설 쪽 계열사 사장님이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머리털이 쭈뼛 섰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박씨는 중견 패션업체에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소위 '예술한다'는 패션 디자인 업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 지금은 웬만한 일에 놀라지도 않는 강심장이 됐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벙어리 냉가슴 앓던 신입 시절이 있었다.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 모든 게 새로웠고 '콧대 높은 언니들'이 가득한 디자인실은 그야말로 공포의 무대였다. 

    입사 첫날, 서류 때문에 복사할 일이 있어 복사기 옆에 갔는데 복사기 사용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 복사기가 그 복사기 일텐데 좀처럼 사용이 쉽질 않았다. 그때 복사기 옆을 자기 또래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지나가자 힘을 내서 도움을 청한다. 

    "저.. 죄송한데요. 이 복사기 어떻게 써요?" 
    돌아온 건 '대답'이 아니라 '썰렁한 기운'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도대체 얘는 뭐야?"라는 상대의 표정에 복사기 쓸 줄 모르는 것도 서러운데 더욱 서러워졌다. 

    결국 상대는 냉랭한 표정으로 다가와 복사 버튼을 눌러 시범을 보이고 사라졌다. 

    이렇게 도와 줄 거였으면 웃으면서 도와주지 자기가 뭔 '얼음공주'인줄 아나 속으로 욕하면서 복사해서 챙긴 서류를 들고 디자인실 실장, 팀장 등과 한자리에 모이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선 순간, 머리가 쭈뼛 섰다. 

    알고 보니 그 '얼음공주'는 디자인실 실장이었다. 또래로 봤는데 자신보다 무려 열 살 이상이나 많은 동안 '실장님'이었던 것. 

    #대기업 비서실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씨. '의전'은 기본. 각종 행사 참석 시 정확한 동선 확보, 치밀한 사전 계획 및 예행연습, 근거리 보좌 등 항상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업무에 만전을 기해왔다. 

    의전의 진검승부는 상가집에서 가려진다. 변수가 워낙 많아 시간과 동선을 예측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직도 당시 상사가 자신에게 해준 조언을 기억하고 있다. 

    "의전은 시스템입니다. 승률 100% 불가능하더라도 99.9%를 목표로 최대한 시스템을 만들어야합니다." 

    회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직급 체제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서열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임직원들의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시간 날 때마다 임,직원들을 조회해서 미리미리 얼굴을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키워 상사를 잘 익혀두는 센스는 두말하면 잔소리. 

    코오롱 인사팀 장진아 과장은 "회사 안에서 인적 네트워크의 범위를 자신이 속한 부서의 사람들에게만 한정짓지 말고 직접적으로 업무 관련이 없는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먼저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는 사내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밝은 미소로 먼저 인사하는 자세를 갖는 것도 실수를 줄이는 한 방법이라며, 사내 인적 네트워킹은 향후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업무역량 강화에 잠재적인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05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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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삼성이 넥타이를 풀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비즈니스 캐주얼로 복장 자율화에 나서면서 '넥타이 푼 삼성'이 화제가 됐다. 

    '관리의 삼성'까지 복장 자유화에 동참하면서 기업들의 자율복 바람은 더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LG,SK,코오롱 등이 이미 자율복장을 채택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외국계 기업엔 더욱 보편화돼있다. 

    예전만 해도 신입사원들의 복장 공식은 정해져있다. 남자는 넥타이에 양복, 여자는 치마 또는 바지 정장이 그 공식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평소엔 잘 접하지 않던 정장을 빼입으면 "이제는 어른이 됐노라,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구나"라며 괜한 치기에 들뜨기도 했다. 

    그러나 복장을 자율화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신입사원들의 복장 공식은 상당히 복잡다단해졌다. 

    정장의 경우, 넥타이에 양복이라는 정해진 '공식'만 따르면 문제가 될 소지가 없었지만 자율복장은 간단치 않다. '자율복장'은 말 그대로 복장의 선택은 자율에 맡긴다는 뜻이지만 자율이라는 말 뒤에는 '함정'이 있다. '자율의 경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자율 복장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지만 '정장'은 여전히 사회생활의 공식 복장이다. 회사 신입 사원 연수 가는 날 혼자 청바지에 사복입고 갔다 부리나케 정장으로 갈아입어야했던 김모씨도 복장에 얽힌 진땀나는 경험을 겪었다. 

    연수 참가를 위해 지정 장소로 집결을 했는데 자기만 혼자 청바지 차림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온 것. 

    공지 메일을 제대로 읽고 오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가는 버스 안에서 좌불안석이었던 김씨는 연수원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정장으로 갈아입어야했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는 최씨.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입사 시험에 합격한 최씨는 막상 출근을 하려니 살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직장 새내기인 만큼 정갈하고 단정한 옷차림은 기본. 대학 다닐 때는 거의 입을 일이 없었던 정장도 사야했고 정장에 맞는 구두, 핸드백 까지 쇼핑 목록이 넘쳐났다. 

    그런데 입사를 하고 보니 복장에 큰 제한이 없었다. 특히 계열사중 패션회사가 있다보니 그룹 전반에 복장에 대해 의식이 상당히 개방적이었던 것. 

    처음에는 평소에 잘 입어보지 못했던 정장 차림이 마음에 들었지만 계속 되는 업무 현장에 편한 복장이 일하기에 더 좋았던 만큼 최씨는 자율복장을 권장하는 회사 분위기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최씨는 특별히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당시 일명 '쫄쫄이'라 불리는 '레깅스 패션'이 빅히트를 치고 있었다. 레깅스는 유행이기도 했고 입으면 따뜻하고 편하기도 해서 하루는 최씨도 레깅스를 신고 그 위에 짧은 원피스를 입고 출근을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자리를 앉았는데 최씨를 바라보는 상사의 눈빛이 평소와 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주변의 시선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그날 오후, 또 다른 상사가 최씨에게 한마디 건네면서 레깅스가 감싸고 있던 그녀의 다리가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ㅇㅇ씨, 나는 말이야. 다른 건 이해를 해도 이건 참 이해가 안 되는게 있어. 왜 스타킹을 두고 그 레슬링하는 남자들이 신는, 발 뒤축에 고리달린 그런 요상한 스타킹도 아니고 바지도 아닌 것을 입을까?" 

    최씨는 "복장은 자율이라면서요"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속으로 삼켜야했다. 그리고 그 이후, 최씨가 레깅스 차림으로 출근하는 일은 다시 없었다. 

    #화장품 회사에 입사한 백모씨. 화장품 회사는 업종의 특성상 여직원들의 비중이 높다. 남녀 비율이 절반 쯤 된다. 

    사무실에서 여자 동기들을 보니 출근할 때는 구두를 신고와도 자리 근처에 슬리퍼를 두고 실내에서는 구두 대신 편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하~. 순간 머리에 '전등'이 켜진 백씨. 사무실에서 구두를 신고 있으면 발도 답답하고 괜히 먼지만 많이 일으킬 수 있으니 나도 집에서 슬리퍼를 가져와서 사무실에서 신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음 날 백씨의 은갈치색 양복 바지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 슬리퍼에 좌중이 웃음으로 뒤집어졌다. 

    백씨가 신고 온 슬리퍼는 다름 아닌 크록스의 빨간색 슬리퍼.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신어 화제가 된 크록스 슬리퍼는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에 '못난이 신발'로 불리는 제품으로 차별화된 독특한 개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인기몰이중이다. 백씨는 휴가 때 해변에서 신으려고 사서 고이 모셔뒀던 빨간색 크록스 슬리퍼를 회사에서 신겠다고 갖고 왔던 것. 

    사무실에서 편한 슬리퍼를 신으니 발은 편했지만 너무 튀는 게 아니냐는 주변의 핀잔 아닌 핀잔에 하루 종일 민망해했다. 

    양복이 일종의 '유니폼' 역할을 했던 때는 옷 입는 문제가 크지 않았지만 기업들의 자율복장 추세로 제대로 옷을 입는 것도 무난한 사회생활을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 되고 있다. 

    최근 G마켓이 네티즌 27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사내 자율복장으로 꼭 피해야할 차림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가장 보기 싫은 복장으로 꼽은 것은 여성복은 미니스커트,남성복은 쫄티였다. 

    직장 내 자율복 확산과 관련한 이번 조사에서 '직장에서 이것만은 참아줬으면 하는 복장'을 묻는 질문에 여성복의 경우 응답자의 29%가 미니스커트를 꼽았다. 이어 반바지(20%) 레깅스(19%) 민소매(15%) 반스타킹(12%) 청바지(5%) 등의 순이었다. 

    남성복의 경우엔 44%가 쫄티를 지목했다. 이어 반바지(21%) 카고바지(15%·일명 건빵바지) 후드티셔츠 청바지(이상 10%)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즈니스 캐주얼' 제도를 도입한 신세계가 밝힌 근무복장의 허용과 금지범위도 신입직원들 좋은 팁으로 삼을 만하다. 

    면바지는 허용하되 색상을 베이지·회색·남색 등으로 한정했고 빨강·노랑 등 원색 면바지는 피하도록 했다. 청바지,반바지,카고팬츠(일명 건빵바지) 등도 금지 복장. 

    셔츠는 옷깃이 있는 캐주얼 셔츠나 티셔츠까지 허용하되 라운드티,쫄티,민소매나 화려한 색상·무늬·글씨가 들어간 옷은 금지했다. 신발은 정장 구두류, 구두 스타일 캐주얼화은 허용했고 스니커즈, 샌들, 부츠, 워커형 슈즈 등은 금지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04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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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캠퍼스 커플). 청춘과 낭만이 가득했던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면 핑크빛 하트와 함께 그려지는 단어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졌다고 해도 캠퍼스 하면 여전히 순수와 낭만적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 그 시절과 오버랩 되는 캠퍼스 커플은 젊음의 특권이기에 더욱 빛난다. 

    반면 회사 생활은 다르다. 회사하면 주로 딱딱한 2차 집단을 떠올린다. 사내 커플이 캠퍼스 커플과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기도 하다. 사내 커플은 '금지된 사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내에서 커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고 그 때문에 사내 커플은 인사 상의 불이익도 감수해야했다.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더라도 여자는 회사를 관두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있다. 

    캠퍼스 커플만큼이나 사내 커플이 많아지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눈에 띄게 늘면서 사내에서 '매칭'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혼 적령기의 싱글 남녀가 같은 일로 머리를 맞대며 씨름하고 잦은 야근에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다보니 자연스레 눈 맞는 일이 많아졌다. 직장생활에 대해 서로 이해해줄 수 있는 폭이 넓다는 점도 사내 커플 붐에 일조했다. 

    기업들도 과거 무조건 터부시하는 분위기에서 결혼 후에도 '지속가능한 직장 생활'을 위해 사내 커플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사내 커플은 더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 

    대학을 갓 졸업하고 부푼 가슴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20대 피 끓는 청춘들이야 말해 무엇 하리오.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라며 지나간 세월을 더듬을 필요도 없는 '청춘' 아닌가. 특히 요즘 젊은 친구들은 감정 표현에 솔직하니 사내에서 일어나는 '썸씽'에 더욱 적극적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그 '변화의 속도'를 잘 파악하고 속도조절을 하는 노하우는 필요하다. 혼자 너무 앞서갈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내 커플이 흔해졌다지만 여전히 '비밀의 룰'은 유효하다. 

    #대기업 홍보실에서 근무중인 김씨와 한씨. 겉으로 둘은 입사 동기 관계지만 속으론 반년째 남 몰래 사랑을 키워온 커플 관계. 

    평소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비밀 데이트로 한번도 '발각'된 적 없는 '천연 관계'다. 그러다 지금 생각해도 진땀이 뻘뻘 나는 '시추에이션'에 맞닥뜨리게 된다. 

    사연은 이러하다. 김씨의 회사는 매년 여름이면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해외 출장을 간다. 출장은 상하이를 거쳐 홍콩으로 가는 3박4일 일정으로 처음 이틀간은 '무사고'였다. 문제는 셋째날 홍콩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일정이 꼬이면서 터졌다. 

    비행기 시간이 원래 오전 9시였는데 오후 2시로 미뤄졌다. 일행은 각자 호텔 방에서 머무르거나 호텔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데 오후 2시에서 1시로 갑자기 당겨지면서 사단이 났다. 

    동행한 여행사 직원이 집결 시간을 당기기 위해 일행들에게 부랴부랴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김씨와 한씨만 '행방불명'이 된 것. 

    여행사 직원은 급히 김씨의 호텔방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마지막으로 한씨의 호텔방을 갔는데 세상에 김씨와 한씨의 '어색한 포즈'가 딱 걸리고 만 것. 둘은 어색한 포즈로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IT업계에 종사하는 박씨. 호탕한 성격에 비밀이라고 없을 것 같은 사람이지만 1년 넘게 네 살 차이나는 여자 상사와 비밀 연애를 즐기고 있다. 

    요즘 '찜질방' 데이트가 워낙 인기는 하루는 둘이 찜질방을 찾았다. 평소 회사 근처 식당, 술집, 영화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회사 사람과 마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히 피해왔다. 그러나 찜질방은 상대적으로 사적인 공간이라 회사 사람과 마주칠 생각은 없겠다 안심했다. 

    그런데 아뿔싸. 찜질방에서 떼거지로 몰려있는 회사 사람들과 마주쳤다. 옆팀에서 회식하러 단체로 찜질방에 온 것. 1년 넘는 사내 연애의 비밀이 한순간에 깨져버렸다. 찜질방에서도 회식을 하는 변화된 요즘 트렌드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호텔업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모씨. 타고난 여성스러움과 늘씬한 몸매가 돋보이는 김씨는 입사하자마자 주변 남성들로부터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호텔 관리 업무를 맡다보니 호텔 내 여러 부서와 접촉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오게 된다. '호텔의 꽃'이라 불리는 프런트를 맡고 있던 회사 선배였다. 그는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걸 맞는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로 둘은 이내 연애 감정을 싹틔우게 된다. 

    둘은 여느 사내 커플처럼 둘만의 은밀한 연애를 즐겼다. 굳이 숨길 필요도 없었지만 굳이 알릴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심야 영화관에서 동료 직원들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딱 걸렸다. 혹시 회사 사람들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부러 심야를 택했는데 거기 서 회사 사람들을 마주쳤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김씨는 오히려 괜히 숨기는 것도 불편했는데 이참에 자연스럽게 ' 커밍아웃'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것이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통 연애하는 남녀간에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가장 간단, 명확한 이유인 '성격 차이'로 헤어지게 됐는데 그때부터 '고난의 길'이 펼쳐졌다. 

    헤어진 이후 더불어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후유증'이 너무나 컸던 것. 

    연인 사이였을 때 둘과 모두 친했던 한 동료는 연인 관계 이후 이 둘을 대할 때 서먹해하고 불편해하면서 셋 다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결국 여자가 다른 회사로 직장을 옮기는 '이별의 수순'을 밟게 된다. 

    다른 회사로 옮기고도 가끔 듣는 이야기에 결국 그 선배가 또 다른 사내 연애로 결혼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괜히 하루 종일 밥맛이 사라지기도 했다. 

    #리서치업계에 종사하는 임모씨는 '불철주야' 회사에서 일하고 몇 번 필름이 나갈 정도로 술을 먹다 보니 동갑내기 남자 동료와 '사내 커플'이 돼 있었다. 

    같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비슷한 일로 받는 스트레스로 푸념을 늘어놓으며 위로하다 둘은 어느새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야근과 주말 근무 등 근무 환경이 비슷했고 서로의 사정을 훤히 아는 만큼 이해의 폭도 넓어 회사에서 일하며 연애도 곁들이는 맛이 쏠쏠했다. 

    그러나 집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같은 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차라리 안 보는 게 나을 장면을 목도하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연애 감정이 급속도로 식게 된다. 

    임씨가 말하는 사내 연애를 하는 동안 연애 감정이 가장 빨리 식게 되는 상황 중 하나는 '상사 앞에서 묵사발 되는 남친을 보는 것'. 이 보다 더 최악은 '그런 상사에게 아부 떠는 남친'을 마주 대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랑은 흔히 콩깍지에 비유되는데 좁은 회사에서는 콩깍지를 벗겨내는 적군의 유혹이 너무 많았던 것. 

    임씨의 사내 연애는 다행히 주변에 알려지지 않아 '둘만의 썸씽'으로 끝났지만 임씨는 사내 연애, 특히 작은 회사에서 사내 연애는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쿨한 연애가 대세라지만 사내 연애가 깨지면 여자가 피해가 더 큰 게 사실. 이때문에 여자들이 사내 연애에 대해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설사 사내 연애를 하더라도 끝까지 '비밀'로 두고 싶어 하는 이유기도 하다. 

    홍보업계에 종사하는 최모씨는 "사내 커플을 하면 결국엔 여자가 다 회사를 관두더라. 깨져도 여자가 회사를 관두고 계속 사귀어도 여자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가 태반이죠. 그만큼 여자한테 손해라는 생각도 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잘 되는 케이스도 많다. 전자업체 신입사원 연수에서 같은 반에 배정받은 이양과 박군은 매일 합숙하며 부대끼다 보니 정이 들었고 자연스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양은 연수 이전 남자 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조심스러웠고 박군 역시 같은 반 동기 들에게 조차 사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각각 동기 모임에 '부서사람들과 점심을 먹는다'는 핑계를 대고 점심약속을 잡았던 둘은 회사 정문 앞에서 모임 장소로 향하던 동기 집단과 정면으로 마주쳐 발각되고 말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들은 동기들 뿐 아니라 부서에까지 '공식커플'이 됐고 회사내 수많은 '감시의 눈'에도 착실한 커플로 1년 여간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사례에서 보듯 선남선녀를 이끄는 '자동 매칭'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 사내 연애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괜히 남의 입방아에 올라 좋을 리 없는 신입 사원의 경우 사내 연애에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사내 연애로 공, 사를 구분 못한다는 소리도 들을 수도 있고 공공의 적으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둘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면 괜히 회사 분위기 망친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고 좋을 때는 눈의 가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내 연애를 하더라도 회사에서 애정 표현은 금물이다. 회사에서는 업무적인 관계로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두 사람의 직급이 다를 경우에 이 원칙이 절대적이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라는 책에도 "사내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직장동료들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직장에서는 둘 사이의 관계를 암시할 만한 어떤 행동이나 말도 삼가고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 또 직장동료와 사귀기 전에 둘 사이가 나빠질 경우를 미리 한 번 생각해보고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한다. 

    아모레퍼시픽 혁신인재개발사업부 천화영 과장은 "사내커플은 같은 회사에 있다 보니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도 많고 서로의 생활에 이해하는 면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만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부서인 경우에는 덜하겠지만 특히 같은 부서거나 다른 부서라도 같이 일할 일이 많은 경우에는 개인적인 감정과 업무를 연결시키지 않는 것이 필수 사항이다"고 조언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2009. 2. 2. 16:03 시사/요즘 세상은
    ①메신저는 '제2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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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놈의 입방정". 
    무심코 내뱉은 말로 후회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다. 

    그나마 단순 실수는 애교로 넘어가지만 때론 예기치 않은 '설화(舌禍)'의 주인공이 돼 수난을 겪기도 한다. 남의 입방아에 쉽게 오르내리는 직장생활에서 말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입단속'은 직장생활 성공 노하우의 제1 수칙이다.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직장인은 입단속만큼 '메신저 단속'도 잘 해야 한다. 하루 일과를 컴퓨터로 시작해 컴퓨터로 끝내는 요즘 직장인들에게 메신저는 '제2의 입'이다. 

    말보다 메신저를 통해 업무상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오피스 메신저족(Office Messenger族)'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괜한 '챗화'(chat+禍)'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메신저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이놈의 손가락'을 탓하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다. 

    #올해 국내 화장품 대기업에 입사한 김씨(가명)는 아직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입사 후 처음으로 회의 시간에 프리젠테이션을 맡게 된 김씨. 몇 날밤을 고생하며 열심히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마침내 'D-day'는 돌아오고 김씨는 심호흡으로 떨리는 마음을 누르며 진지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다. 

    발표에 집중하다 보니 이내 떨리는 마음도 사라지고 프리젠테이션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순간. 

    회의실 프로젝션 화면 한 가득을 채우며 뜬 메신저 대화창의 한 마디. "오빠~우리 오늘 말이야..." 

    회의 때 김씨 본인의 컴퓨터를 이용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네이트온 로그아웃을 하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 

    한창 '진지모드'였던 회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썰렁해졌다. 다행히 팀장님이 실소를 터트리면서 대충 분위기가 수습됐지만 사회 초년병인 김씨에게 그때 경험은 최고의 아찔했던 순간으로 남아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눈에 가시 같은 존재가 하나씩 있기 마련. 중소기업을 다니는 20대 여성 직장인 이씨도 여자 팀장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궁합'에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그날도 아침부터 시작된 팀장의 잔소리에 잔뜩 뿔이 난 김씨. 

    넋두리라도 해서 속을 풀어야겠다 싶어 동병상련의 처지인 동기에게 메신저를 날렸다. 

    "아침부터 팀장이 나 잡아먹을라 그래" 

    반응은 묵묵부답. 

    화장실 가느라 자리를 비웠나 생각하고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팀장이 이씨에게 와서 하는 말. 

    "내가 그렇게 잡아먹을 것 같았어요?" 

    이씨가 메신저를 쪽지를 보냈을 때 동기는 화장실에 가고 자리에 없고 그때 동기 자리에 자료를 받으러 온 팀장이 메신저를 보고 만 것. 

    웃지도 울지도 못할 변명, 해명에 이씨는 한참 진땀을 흘려야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조모씨.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일을 하다보니 컴퓨터는 하루 종일 붙들고 사는 단짝중의 단짝. 

    출근해서 습관처럼 메신저를 켜놓고 일을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친구가 접속해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각종 이모티콘과 육두문자를 날리며 오랜 친구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했는데. 헉! 동명이인인 팀장에게 쪽지를 날렸다는 것을 안 순간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전자·전기분야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도 메신저에 얽힌 찜찜한 기억이 있다. 

    기술 보안이 생명인 업종인 만큼 사내에서 MSN, 네이트온 등 일반 메신저 사용은 금지돼있고 사내 메신저만 사용 가능하다. 

    메신저로 업무상 의사소통을 하는 분위기라 '사장님'도 메신저 대화 상대로 추가했다. 

    대화 상대 추가 요청에 다행히 '친절한 사장님'이 수락해 박씨의 메신저 대화 상대 목록에 사장님이 등록됐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박씨는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자기만 사장님을 대화 상대로 추가한 사실을 알고 괜한 '돌발행동'에 내내 신경이 쓰였다. 

    메신저가 사내 커뮤케이션으로 많이 사용돼도 사장, 임원과의 소통은 '면대면' 보고가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 

    #사내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회사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도 MSN, 네이트온 등 일반메신저보다 사내 전용 메신저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화학업종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도 지난해부터 도입된 사내 메신저에 한창 재미를 붙였다. 

    하루는 동료에게 일명 '성인물'이라는 불리는 사진 파일을 메신저로 보냈다. 점심을 먹고 와서 나른해진 가운데 당시 유행하던 사진을 돌려보게 된 것. 

    기뻐할 동료의 얼굴을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의 짓고 사진 전송을 클릭하는 순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동료에게 보낸다는 게 여자 과장님께 보내 버린 것. 남자 과장님에게 배달사고를 냈다면 결과적으로 '칭찬'(?)을 받을 수도 있었던 일인데 하필 여자 상사에게 보내 '변태 신입'으로 찍힐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요즘 사내 의사소통을 위한 메신저 사용은 갈수록 일반화되고 있다. 

    실제 채용정보 검색사이트 '코리아잡서치'가 20대 직장인 42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5.4%가 소위 업무 수행시 메신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적절히 활용한다'는 대답이 49.6%, '가끔 활용한다'는 대답이 12.2%였다.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메신저 사용이 일반화될수록 '배달사고'도 늘고 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의 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업무 중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실수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수 유형으로는 '대화상대 선택 실수'(51.9%)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잘못된 맞춤법 사용, 파일전송 실수, 대화상대 모르는 체 대화, 상대방 험담 등이 뒤를 이었다. 

    자주 실수하는 대상은 동료가 52.2%로 가장 많았지만 상사(17.3%), 거래처(11.9%), 임원(5.5%) 등이라는 대답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메신저 실수 후 '수습'은 주로 어떻게 할까. '메신저를 통해 사과를 했다'는 의견이 45.4%로 가장 많았고 '직접 찾아가서 사과했다'가 24.4%,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는 의견도 10%로 나타났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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