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4. 16:44
시사/요즘 세상은
2002년도에 중국의 티벳을 다녀온 적이 있다..
티벳은 지금 중국에 속한 소수민족의 하나이지만 몇 백 년 전만 해도 중국을 호령하던 강대한 민족 중 하나였다..
중국이 티벳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황제을 딸인 공주를 시집보낼 절도였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20세기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티벳이 현대화 되기 전 중국이 무력으로 티벳을 복속시켜 버렸다..
그 와중에 엄청 많은 티벳인들이 죽고 티벳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하고 만다..
지금도 티벳에 가면 남자들이 공공연히 칼을 차고 다니면서 독립를 얘기하고 다닌다..
내가 갔을 때에도 장식용인지, 실전용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남자들이 칼을 허벅지에 덜렁거리며 달고 다닌 것을 보았다..
내가 갔을 때는 2월 말로 중국의 춘절기간과 좀 겹쳤었는데 티벳은 춘절보다 티벳불교에서 말하는 의식기간이었다..(이름은 까먹었다..)
내가 거쳐간 경로는 샹하이 - (기차29시간) - 란저우 - (택시6시간) - 샤허 였다..
샤허가 바로 티벳5대 사원 중의 하나로 지금도 약 3,000여명의 티벳승려가 있는 라뿌렁쓰(라졍곤빠)라는 사원이 있는 곳이다..
란저우에서 샤허로 6시간을 가는 도중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그들은 자기네 집에서 샤허까지 그렇게 오체투지를 하면서 간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집에서 티벳불교의 중심지인 라싸까지 약 5,000-6,000Km를 몇 년에 걸쳐서 그렇게 간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질 정도이다..
어찌 사람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그들은 그렇게 하면 집 안의 아픈 누군가가 낫게 된다고 믿으며 집에 복을 가져와 줄 거라고 믿고 있다.
내가 보기엔 누군가가 낫기 전에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이 병들어 죽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누군가 이런 것을 시작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오체투지를 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49678.html
물론 그 의미는 티벳의 오체투지와 사뭇 다르겠지만 신성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물론 크리스챤인 나로서는 저런 고행은 자기만족일 뿐이라고 애기하고 싶지만 당사자들은 그 고통 뒤에 찾아올 뭔가를 기다리며 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오체투지를 하건 삼보일배를 하건 별 관심은 없다..
하지만 그것을 하는 이유는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하루 속히 오체투지나 삭발이나 그런 걸 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