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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느낌/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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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 2. 16:06 시사/요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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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원들은 청운의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막상 주어진 일은 '잡일' 투성이다. 

    멋진 수트 차림에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른 한손에 서류 가방을 든 비즈니스맨,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는 영화 속의 얘기일 뿐, 출근 후 떨어지는 일은 사무실 청소, 복사, 짐 나르기, 서류 배달, 전표 작성 등 각종 허드렛일이다. 

    내가 고작 이런 일을 하려고 어렵게 공부하고 힘들게 구직 활동을 했나 자괴감이 밀려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잡무로 인한 비애로 스스로 덫에 빠져서는 안 된다. 세상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것에서 성공이 만들어진다. 성공의 첫 단추는 잡무를 다루는 능력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백화점에 입사한 이씨. 화려한 쇼윈도의 백화점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백화점에서 일하는 것은 '막일'의 연속이었다. 

    아침에 멀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사무실로 출근해도 이씨에게 떨어진 주 업무는 박스 나르기. 

    백화점 사은품 행사 때마다 트럭으로 제품이 배달되면 옮기기 바빴다. 

    양복입고 출근해서 와이셔츠를 갈아입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트럭 2대 분량의 도자기 사은품을 나르다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그날도 아침부터 물건을 나른다고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 

    물건을 실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는데 그 안에서 누군가 손가락으로 저 옆을 가리키며 하는 말. 

    "저 옆에 있는 박스 좀 갖고 와."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고압적인 자세의 말에 순간 열 받은 이씨. 

    계속되는 막일에 가뜩이나 부아가 치미는데 누가 시비를 걸어오자 너 잘 걸렸다는 심정으로 큰 소리로 한마디 날렸다. 

    "너 나 알아??" 

    알고 보니 그 남자를 알아야 할 사람은 이씨였다. 그 남자는 새로 부임한 회사 선배였다. 뒤늦게 상황 파악이 된 이씨는 부랴부랴 달려가 거듭 사과했다. 

    일 하느라 가뜩이나 상기된 얼굴은 더욱 달아올랐다. 다행히 별 탈 없이 해결됐지만 지금 생각해도 진땀이 난다. 

    #S그룹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임씨. 국내 최고 기업에 당당히 입사한 그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회사에 막상 들어와 보니 주어진 일은 '복사'. 상사는 임씨에게 매일같이 복사를 시켰다. 

    두툼한 서류 뭉치를 안고 커다란 복사기 옆에 우두커니 붙어서 복사만 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복사를 하고 있는데 상사가 다가왔다. 

    그리고 하는 말. 

    "OO씨, 지금 복사하고 있는 거 말이야. 무슨 내용이야? " 

    ".." 

    상사가 허를 찔렀다. 

    임씨는 복사하면서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관련 업무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질 못했다. 

    자신의 불찰을 자책하며 '잡일'속에도 배울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당당히 L그룹에 입사한 권씨. 

    그룹 내 주력 부문인 백화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권씨는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아직 백수 친구들도 많은데 대학 동기 중에 일찍 취업에 성공했으니 어깨에 힘이 들어 갈만도 했다. 

    양복을 차려 입고 출근하는데 매일같이 짐 나르기 등 '몸 쓰는 일' 태반이다. 

    하루는 구슬땀을 흘리며 박스를 나르고 있는데 여자친구와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친구와 딱 마주쳤다. 

    순간 너무 창피해서 박스 뒤로 숨고만 싶어졌다. 

    나름 동기들 중에 일찍 취직해 어깨에 힘주고 살았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게 구겨졌다. 

    지금 생각해도 진땀나는 순간이지만 이제는 부끄럽지 않다. 그 속에서 백화점 현장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사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성공한 경영자들도 시작은 마찬가지. 

    1969년 대학을 막 졸업하고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입사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사원시절을 공사현장에서 보냈다. 

    이 회장은 당시 콘크리트 작업현장에서 밤을 새기 일쑤였다. 밤새 콘크리트를 실어 나르는 레미콘 기사들 차에 동승해 기사들의 졸지 않도록 잠을 깨워주곤 했다. 그렇게 공사 현장에서 4년을 보냈다. 

    #세상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급기야 작은 일이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여관에서 일하던 조지 볼트씨. 작고 허름한 여관이었지만 그는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묵묵히 일해 왔다. 

    하루는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궂은 날씨에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그 마을은 더욱 적막해졌다. 그때 비에 잔뜩 젖은 노부부가 여관에 들어섰다. 

    그런데 하필 그날따라 빈 방이 없었다. 노부부는 다시 빗속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날씨도 안 좋은데 그렇게 노부부가 돌려보내자 마음이 불편했던 볼트씨는 밖으로 다시 쫓아나간다. 

    "손님, 방은 없지만 제 방이라도 괜찮으시다면 하루 쉬다 가세요" 

    그는 자신의 방을 양보하고 공짜로 노부부가 편히 묵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이 일이 있은 몇 년 후, 볼트씨는 뉴욕에서 온 편지를 한통 받게 된다. 

    그 노부부가 보내 편지였다. 

    새로운 사업으로 호텔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같이 일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노부부는 뉴욕에서 백화점 등을 갖고 있는 큰 부자였다.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볼트씨는 뉴욕 중심가 최고급 호텔인 '워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총 지배인이 됐고 노부부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병든 아내를 위해 오대호의 천섬(Thousand Islands)에 '하트섬'을 구입, 성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호텔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저가 마련되기 전 묶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지 볼트가 필라델피아 여관에서 그 노부부를 그냥 돌려보냈다면 그의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한근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거창한 일도 처음에는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한다"며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법"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좋은느낌/원철